거울 속에는 저녁 풍경이 흘렀다, 비쳐지는 것과 비추는 거울이 마치 영화의 이중노출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설국>의 명문장처럼 거울은 투명함과 불투명함의 간극을 오가는 모양새가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거리의 무채색이 주는 무게감과 그 위를 걷는 스러질 것만 같은 색채를 입은 사람의 투명함이 이중적인 느낌을 주는 겨울과 닮았다.
마치 현실이 아닌 것처럼, 그런 꿈의 세상을 만난 기분도 든다. 다채로운 감정이 드는 겨울에 만난 7인의 포토그래퍼가 전하는 겨울의 미학과 사진 속에서 만난 따뜻한 이야기는, 두 개의 포물선을 그리며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한다.
▶ 나의 기쁨을 선물하고 싶어요 - 박장열(테오그라피)
예술가면서 CRPS라는 희소병을 앓고 있는 최기쁨 신부. 안무가이자 무용수, 작가, 모델, 가수, 음악가 등 다양한 예술 활동으로 재능과 끼를 발산하는 아름다운 여성이다. 그녀는 희소 질환을 앓고 있지만,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생을 즐기며 예술적인 세계를 확장해 주변에 밝은 미소를 선물한다.
신랑 또한 뮤직비디오 감독이자 음악가여서 이 커플을 촬영할 때는 영상을 찍는 느낌으로 흐르듯 감정선을 이어갔다. 모두가 편안하고 영화 같은 영상미를 상상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촬영이었다.
▶ My Special Day - 임호진(로미오프렌즈)
2016년 10월 9일, 나의 결혼사진. 사진이 업이라 의미 있는 예식을 하고 싶었던 차에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준비하고 진행했다.
그때를 회상해보면 우리들의 기억 속에 추억은 점차 희미해지지만 사진은 선명하게 남아 다시금 기억을 재생시켜준다.
결혼이라는 개인의 기록이 쌓이고 그 기록들이 모여 역사와 한 세기 문화로 남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많은 추억을 사진으로 남겨보는 건 어떨지. 그 사진만큼 추억만큼, 사랑하는 날이 되자.
▶ 비가 오면 더 잘 산대요! - 임호진(로미오프렌즈)
2021년 4월 3일 여의도 사랑재에서 진행하는 야외 예식이라 비가 내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렇지만 신랑신부는 물론이고 하객들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보듬고 축하했다. 그래서 예식이 아름답고 의미 있게 마무리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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